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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써보자/아버지(완)

[소설을 써보자] 아버지-4_택시

by 뀨뀨3737 2023.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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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써보자

 

아버지-4_택시


길병원 앞 택시를 탔다.

 

부천 중동 대로와 달리 어두운 배경이다.

 

택시기사님은 조용히 차를 몰았다.

 

차창에 머리를 기대 밖을 보았다.

 

밝은 빛이 아닌 은은한 빛을 내는 가로등이 띄엄 띄엄 나타났다.

 

부천과 인천이 이렇게 차이가 심한가.

 

갑자기 소스라 치게 놀랐다.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위로를 위해 이 새벽에 왔다 이 새벽에 돌아가는데

 

부천과 인천을 비교하고 있다니.

 

택시 안은 조용했다. 이렇게 조용할 수 있나

 

밖은 무겁게 고요했다. 이렇게 고요하고 거리에 빛이 없을 수 있나

 

난 이렇게 생각하는게 맞는 건가

 

내 정신은 온전한 건가

 

아빠 생각이 났다.

 

우리집은 망했다.

 

아빠의 욕심으로 성장했다가

 

아빠의 욕심으로 가족이 전부 흩어졌다.

 

이게 아빠 탓인가

 

힘들게 사셨다. 모두가 힘들지 않나

 

잘나갈 때의 모습은 기억나지 않는다.

 

집이 망해 나 앉았을 때 그 때의 아빠 모습이 떠오른다.

 

매일 술을 마시며 슬퍼하다가

 

결국 해결책이 없어졌을 때의 모습.

 

그리고 어떻게든 다시 일어서려고 노력하던 모습.

 

먹먹했다.

 

집에서 식탁에서 안주없이 소주를 드시던 모습

 

한푼이라도 벌어보려고 나갔다가 다쳐왔던 모습

 

슬쩍 눈물을 훔치며 미안하다고 하셨던 모습

 

아..  이모습은 없었다. 머리속으로 만들어 낸 이미지 인 듯 

 

빚을 어떻게 처리해보려고 가족 모두가 붙었었다.

 

가족 모두의 소득이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러...

 

그렇게 버티다 마지막 한계에서 아버지는 말했다.

 

"미안하다."

 

안다 다 알고 있다. 잘해보려고 하다가 발생한 것을.

 

그래서 그말 한마디 이후 엄마와 나 아빠 이렇게는 서로 안고 울었다.

 

그리고 찢어졌다.

 

엄마는 다른 집 식모로 아빠는 친구네 공장 생산직으로

 

나는 떠돌았다. 아니지 나도 친구네 얹혀사는 구나....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아 소매로 훔쳤다. 

 

그 모습을 시기사님이 보셨나 보다.

 

"많이 힘드시죠?"

 

난 침을 한번 삼키고,

 

창 밖의 어두운 풍경을 보다 한참 뒤에 답했다.

 

"다들힘들죠"

 

그리고 대화는 없었다.

 

창 밖은 어느덧 어두었던 길에서 밝은길로 들어섰다.

 

일렁이는 빛이 많아졌다. 

 

이렇게 인천과 부천이 차이가 난다.

 

도로 양옆의 밝은 빛이 창을 통해 곡면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꼭 어항 같다.

 

네온사인과 밝은 불빛이 계속스쳐 지나간다. 

 

여러 빛들의 산란과

 

도로 중앙의 신호등과 가로등의 빛이 어릴적 놀이공원 속 축제 속에 들어온 느낌이다.

 

그렇게 다시 부천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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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아버지는 다시 돌아온 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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